특정 종교를 믿지 않는 나에게 신학(神學)이란 인간과 신의 존재와 관계를 탐구하는 학문의 한 분야라는 인식이 앞선다. 더욱이 나이가 들면서 일부 종교인들의 일탈이 종종 뉴스거리로 등장하는 것을 목도하면서, 종교 그 자체보다는 종교인들의 태도에 대한 실망이 오히려 종교를 더 가까이 하지 못하게 만들었다고 여겨진다. 물론 대다수의 종교인들은 율법과 계율을 지키면서 성직자로서의 삶을 충실히 살아가고 있다고 믿는다. 사회의 부조리한 현실을 고치고자 헌신하는 종교인들의 삶에 대해서 존경의 마음을 품고 있지만, 그것이 나로 하여금 종교를 믿어야하는 이유를 제공하지는 않는다.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나에게 흥미롭게 다가왔다. 일단 <나를 만지지 마라>는 제목이 예수의 부활과 관련된 맥락에서 나왔다는 것을 이번에 새삼 알게 되었다. 기독교에서 ‘부활’의 의미가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그에 대한 해석이 이처럼 다양하다는 것도 비로소 깨닫게 된 사실이라 하겠다. 이 책에는 ‘몸의 들림에 관한 에세이’라는 부제가 달려 있는데, 여기에 사용된 ‘들림’이라는 표현 역시 부활과 같은 의미로 사용된다는 것도 새삼 알게 되었다. 기독교 신학 자체에 대한 관심이 깊지 않아서, 이 책에 서술된 내용들이 나에게는 그리 쉽게 이해되지 않았다. 그러나 적어도 이번 기회에 부활과 관련된 다양한 논의들이 있다는 것을 확인한 것만 하더라도 익은 보람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 여겨진다.나에게는 특히 예수의 부활 장면에 대해 그림을 통해서 비교를 하는 내용이 흥미롭게 다가왔다. 렘브란트를 비롯한 화가의 작품들에 나타난 예술적 형상화를 통해서, 막달라 마리아와 부활한 예수의 모습과 몸동작 하나에도 화가가 해석한 부활의 의미를 담겨 있다는 것이다. 즉 화가들의 그림은 동일한 소재를 통해 이뤄진 예술적 형상화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각각의 그림에 나타난 형상들을 통해 화가들이 인지한, 혹은 당시 사람들이 인식했던 부활의 의미가 미묘하게나마 차이가 있다는 것을 읽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물론 이 책에서는 그림뿐만 아니라 문학과 음악 등 다양한 예술 작품에 나타난 의미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가장 이해에 도움이 되었던 분야는 바로 책에 구체적 작품들이 삽입되었던 그림에 대한 내용이었다.고백하건대 이 책을 다 읽은 지금의 시점에서, 여전히 기독교 신학의 관점에서 ‘부활’의 의미를 어떻게 해석하는가 하는 내용은 더 이상 나의 주된 관심사는 아니다. 다만 그것이 시대에 따라, 혹은 사람들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어쨌든 이번 기회를 통해서 그동안 깊이 있게 생각하지 못했던 신학의 관점들에 대해 이해할 수 있었다는 점을 가장 큰 성과로 여기고 싶다.(차니)
사랑과 진리는 만지면서 밀어내는 것이다.
예수의 몸을 만지려는 막달라 마리아와 그것을 금지시키는 예수의 말씀 나를 만지지 마라
접촉의 욕망과 금지에 대한 낭시의 매혹적 사유
몸, 공동체, 민주주의 등의 주제에 대해 독창적인 연구를 전개해온 프랑스의 철학자 장-뤽 낭시가 예수의 부활이라는 상징적 장면을 분석한 에세이 나를 만지지 마라Noli me tangere 가 출간되었다. 부활 첫날, 예수는 막달라 마리아가 그를 알아보고 몸을 잡으려 하자 이렇게 말한다. 나를 만지지 마라. 낭시는 「요한복음」에만 등장하는 장면, 특히 마리아의 접촉을 금지시킨 예수의 말에 각별히 주목한다. 그는 이 말이 발성되는 방식과 그와 관련된 인물들의 모습과 동작, 그리고 이 장면을 그린 숱한 성상화들을 꼼꼼히 분석하고 대조해가면서 그 한마디 말의 문화사회적 의미를 탐색한다.
프롤로그
떠남
메 무 합투?놀리 메 탄게레
정원지기
손들
막달라 마리아
나를 만지지 마라
에필로그
해설
1. 부활을 통해서 본 민주주의 사회의 존재론·정과리
2. 목회자의 체험적 시각에서 본 부활과 ‘나를 만지지 마라’·이만형
옮긴이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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