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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가 말하였네


--- 매화는 다른 봄꽃처럼 성급히 서둘지 않습니다. 그 몸가짐이 어느댁 규수처럼 아주 신중합니다. 햇볕을 가장 많이 받은 가지 쪽에서부터 한 송이가 문득 피어나면 잇따라 두 송이, 세 송이, ......다섯 송이, 열 송이......이렇게 꽃차례 서듯이 무수한 꽃숭어리들이 수런수런 열립니다. 이때 비로소 봄기운도 차고 넘치고, 먼 산자락 뻐꾹새 울음소리도 풀빛을 물고 와서 앉습니다. 먼 산자락 밑의 풀빛을 물고 와서 매화꽃 속에 앉아 서러운 한나절을 울다 갑니다. (31쪽 박정만 매화) --- 나무 칼럼니스트라는 특이한 직함을 가진 고규홍 님이 철따라 피는 꽃과 무성하게 자라는, 더러는 조락하는 나무들을 노래한 시편들을 모으고 그 시에 어울리는 나무에 관한 이야기를 곁들인 책입니다. 꽃과 나무들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들부터 예사 눈썰미가 아니면 찾기 힘든 것까지 두루 톺아보고있습니다. 그런데 소개하고 있는 시들도 참 각별하게 다가오지만 고규홍 님이 덧붙인 나무에 대한 결곡한 얘기들에 더마음결이 울렁거립니다. 나무에 대한 생물학적, 생태적 특성부터 인문적 의미까지 두런두런 늘어놓는 얘기에 어느새 빨려들고 마는 것입니다. 이를테면, 그러고 보니 박정만이 시에서 말한 것처럼 어느 댁 규수처럼 신중하게 피어나야 매화다. 그 신중함 끝에 봄기운이 달린다. 처음엔 이른 봄 꽃샘바람 맞고 피어나다가 바람결 한끝에 삽상하게 온기가 흐르고 먼 들판에 아지랑이 피어오를 때쯤이면 무수한 곷송이가 비로소 수런수런 피어난다. 중국에서 처음 태어나 시기를 가늠하기 힘든 오래전에 이미 우리나라까지 찾아온 매화는 그 청초함이나, 은은한 향기가 우리네 옛 선비의 마음결을 그대로 닮았다. 옛 선비들이 좋아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게다. (32쪽) 시에 곁들인 잡문 정도가아니라 거의 한 편의 완결된 에세이 같이 다가옵니다. 그러면서 이야기는 작가 박정만의 죽음까지 자연스레 이어지게 되고...짧지만 참 아득하게 만드는 글이지요. 고규홍 님의 이 책은 어쩜 나무보다 사람, 아니 인간사를 말하고 있는 듯 보입니다. 그러면서 나무나 사람이나 하등 다를 게 없다는 것을 넌지시 일러주고 있습니다. 이 봄, 나무들이 다시 생기를 차리기 시작하고 꽃들이 앞다투어 피어나는 즈음에 잘 어울리는 책이라 하겠습니다.
이 땅의 큰 나무를 안마당의 나무처럼 환히 꿰고 있는 나무칼럼니스트 고규홍. 그가 나무 여행을 떠나는 길에 자양분으로 삼은 시들에 나무칼럼니스트만의 독자적인 나무 해설을 어우른 책, 나무가 말하였네 이다. 우리나라 서정시의 계보에 있는 정지용·윤동주에서 김춘수·신경림을 거친 다음, 나희덕·문태준까지 더듬어 나무를 곁에 두고 사랑한 우리 시인들의 절창 일흔 편을 찾아가고 있다.

나무 수도사 고규홍이 나무 여행을 하며 가슴속에 오래도록 품고 보듬어온 나무-시의 경전이 겹쳐 있다. 문학을 통해 식물을 알고, 식물을 통해 문학을 알아 문학적인 감성과 생태적인 감수성을 키우게 하는 데 의의를 두고 있어, 나무칼럼니스트의 자상한 나무 해설이 곁들여 진 좋은 시는 독자들에게 문학과 자연, 두 가지를 함께 누릴 수 있는 기쁨을 전해줄 것이다.


책머리에

강은교 | 나무가 말하였네
신경림 | 나무 1
장정일 | 사철나무 그늘 아래 쉴 때는
박목월 | 나무
정호승 | 나무에 대하여
윤동주 | 나무
박정만 | 매화
김혜순 | 허공에 뿌리를 내리는 나무
이성선 | 소식
김용택 | 그대 생의 솔숲에서
신동엽 | 진달래 산천山川
장철문 | 산벚나무의 저녁
문덕수 | 꽃과 언어
민영 | 용인龍仁 지나는 길에
정희성 | 민지의 꽃
정지용 | 오월소식五月消息
송수권 | 감꽃
손택수 | 어부림
고정희 | 황혼 일기
조지훈 | 낙화落花
박몽구 | 치자꽃을 보며
고진하 | 감나무
마경덕 | 고로쇠나무
이원규 | 사랑은 어떻게 오는가?
정한모 | 멸입滅入
박이도 | 나 홀로 상수리나무를 바라볼 때
이홍섭 | 버드나무 한 그루
조용미 | 적막이라는 이름의 절
박재삼 | 미루나무
고영민 | 소태나무
마종기 | 꽃의 이유理由
권혁웅 | 내게는 느티나무가 있다 1
이상국 | 물푸레나무에게 쓰는 편지
김선우 | 오동나무의 웃음소리
서정춘 | 죽편竹篇 1
문정희 | 나무 학교
김현승 | 플라타너스
오규원 | 한 잎의 여자女子 3
도종환 | 담쟁이
박남수 | 나무
윤효 | 향나무 한 그루
이성복 | 그 여름의 끝
백무산 | 꽃은 단 한번만 핀다
이재무 | 상수리나무
복효근 | 고목
곽재구 | 은행나무
이기철 | 시월의 사유
이병금 | 낙엽을 위한 파반느
문태준 | 열병熱病
이육사 | 교목喬木
최하림 | 침묵의 빛
송찬호 | 탱자나무 울타리가 있는 과수원
이수익 | 겨울나무
김남주 | 고목
이선영 | 산수유나무
김명수 | 침엽수 지대
김영무 | 겨울나무
나희덕 | 너무 늦게 그에게 놀러간다
박라연 | 겨울 사과나무를 위하여
고재종 | 백련사 동백숲길에서
김춘수 | 인동忍冬잎
한용운 | 낙원樂園은 가시덤불에서
문인수 | 수장樹葬
기형도 | 겨울·눈雪·나무·숲
유치환 | 동백冬栢꽃
하종오 | 벌레집과 참새똥
정현종 | 사물事物의 꿈 1
김정환 | 나무
나태주 | 나무에게 말을 걸다
오세영 | 나무처럼

 

초등학생 때 준비하는 맞춤형 특목고 공부법

벌써 큰아이가 6학년이고 작은 아이들이 3학년이 되니 늦기도 이르기도 하다.. 가슴에 와 닿는 말들이 절절한데 문제는 아이가 절절히 느끼기에는 너무나 어린시절에 공부를 해야한다는 것이다. 설득하는 방법도 알 수 있었으면 싶었다. 다 컸다 싶으면 어느날 뜬금없이 "엄마, 근데 왜 열심히 공부해야해?" -- 라고 묻거나 그 옆의 동생은 "특목고 가서 좋은 대학 가려구, 그치 엄마?" 하는 거다.. 이런 식의 대화를 오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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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독도와 우리 섬

한동한 우리의 아름다운 섬 독도로 말이 많았었지요. 요즘에도 독도에 대한 이야기들이 심심찮게 들리지요. 소중한 우리의 독도와 아름다운 섬들에 대한 이야기를 만났답니다. 아이에게도 우리의 아름다운 섬들을 보여주고 싶었던 마음도 있었구요.. 시리즈는 초등교과서와 연계되어 참 좋답니다. 우리의 소중한 문화, 유산들을 재미있는 이야기로 풀어내고 있답니다. 아름다운 독도와 우리 섬 이야기에는 우리나라에서 빼어난 경관을 가지고 있는 섬들을 소개하고 있답니다. 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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