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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저리 클럽


요즘 온나라에 온통 복고열풍이 분다. 여기저기 나서면 온통 회자가 되곤하던 응답하라 시리즈를 이번에 나는 처음 제대로(?!)봤다. 사실은 이것도 중간에 서너주는 못보고 그 시대에는 태어나지도 않았으면서 마치 제가 살아온 시대를 여행하는것처럼 챙겨보는 중학생딸래미때문에 더 보게 된것같다. 사실 나는 TV를 별로 챙겨보거나 재미를 느끼는 사람이 아니라서 학교다닐때부터 미니시리즈, 연속극같이 시간에 맞춰 챙겨봐야하는 것들을 선호하지 않는다. 왠지 그 시간대에 하던일을 멈추어야하는게 더 괴롭고 싫은 단순한 이유때문이다. 어쩄튼, 응답하라 시리즈가 1990년데 후반, 중반 그리고 이번엔 1980년대 마침 등장인물들이 나랑 딱!같은 나이의 시간대를 연기하고 있더라. 교장수녀님이 있는 여자중고등학교를 졸업한 나는 그야말로 딱 전형적인 여학생시절을 보냈다. 중학교에 입학할때는 교복자율화로 사복을 입었고, 고등학교때는 교복시범학교라서 3년내내 교복을 입었다. 기존의 복고교복이 아닌 세련된 초록색체크 주름치마와 짙은 남색 자켙으로 대표되었던 우리학교 교복은 평준화지역이 아닌탓에 마치 계급장같았던 느낌. ^^ 어쨌튼,이런 멜랑꼬리한 시대적인 열풍탓인지 최인호의 <머저리 클럽>은 더 요즘과 잘 어울리는 책이었다. 모케이블TV의 비밀독서단에서 언급되었다는 이책이 이렇게해서 다시 주목을 받고있는듯하다. 최인호의 소설이라면야 읽기전부터 믿고볼만한 도서. ​ 세월이 한참 지난 지금도 고3어느날 담임선생님이 우리에게 했던 "고3인 지금이 인생에서 제일 힘든시기같겠지만 사회에 나가면 지금이 제일 편안했다~~."하고 곧 느끼게 될거라던 그걸 깨닫는 순간이 그리 오랜세월이 지나지 않았었다.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시간, 그시절을 지금 보내고 있는 세대와 그 시대를 지내온 세대가 함께 읽을만한 책으로 작가의 머릿말이 참 와닿는다. 학창시절에는 왜 그토록 친구들과 이상야릇한 이름의 모임을 모의하곤했는지 이책의 제목도 처음 듣는순간부터 일단 웃음부터 나온다. 멋진 이름들도 분명 많은데 <머저리 클럽>이라니 ㅋㅋ 이 책을 읽으면서 어제왁지지껄 종영을 한 응답하라 시리즈와도 많이 교집합이 생기더라. 마침 딱 그 고등학교 시절의 이야기들이고, 또 조금씩은 달랐어도 학창시절을 겪으면서 접하는 일들은 크게 다르지 않았을테니까. 이책을 읽으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점은 문학도이기도 하고 책속 화자인 동순이가 독백하고, 소개하는 시들과 생생하게 묘사되는 작가의 표현력이 탁월해서 마치 내가 책속어딘가 같은 공간한켠에 공존하고 있음을 착각하게 만든다는 거다. 역시 최인호다운 책이라고 할까? 요즘 새로 등장하는 핫한 작가들또한 훌륭한 사람이 많지만 내 머릿속에 인상적인 구절이나 감상을 남긴 작가들은 대부분 이렇게 생생한 묘사로 늘 감동을 일으킨다. 내 독서이력을 돌아볼때 나이대별로 좋아하는 장르가 달라지는것 또한 시대탓일까? 나이탓일까? ^^ 어쨌튼, <머저리 클럽>을 읽는 동안 나는 근간에 읽었던 책들과는 참 다른 감상으로, 느낌으로 복고향기 강한 시간을 보냈다. 신기하게도 점점 더 생생해지는 그시절의 친구들, 에피소드들, 이런게 나이들어감 인가보다. 작가는 우리아빠랑 동년배이시다. <머저리 클럽>은 우리 아빠세대나 나, 그리고 우리 아이세대까지도 시간은 다르지만 똑같이 지나올 세대이다. 한창 사춘기를 보내고 있는 딸아이을 보며 책을 읽으며, 지나간 시간을 회상하게 해주는 TV를 보며, 슈가송이라는 타이틀로 그시대의 노래들을 들려주는 프로를 보며 시대가 변해도 사람사는것은 변하지 않는다는 진리가 이속에도 있다. 참 많은 이야기를 등장인물만큼이나 들려주고 있는 이책을 읽으며 참 마음이 편안했다. 결말이 뻔한 이야기가 될수 밖에 없는 이 이야기가 진부하지 않았고, 뭔가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해주는 느낌이었다고나 할까? 요즘엔 마음을 다스리는 책들이 또 엄청나게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참 신선하게, 편안하게 마음을 다독여주는 한권의 책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가 최인호가 추억하는 그 시절 그때 우리...

옆 자리 여학생을 훔쳐보며 유난히 큰 목소리로 떠들어대고, 멋 좀 부리겠다고 짧은 머리로 별 짓 다 하던 시절이 있었다. 돌아보면 유치하기 짝이 없지만, 그래도 내 인생의 가장 빛나던 한 때였다. 70년대 중반, 경직된 사회 분위기 속에서도 낭만적 일탈 을 감행했던 십대들의 이야기. 혹은 어른이 되어버린 소년들의 추억담.

최인호의 머저리 클럽 은 70년대 교복세대의 성장담을 그린 소설이다. 학교에서는 군사 훈련이 실시되고, 남녀칠세부동석이 절대적인 도덕관념으로 맹위를 떨치며, 청소년들은 국가에 충성하는 애국시민으로 자라야 했다. 하지만 그 시절 청소년들에게도 꿈과 낭만이 있었다. 그들만의 고민과 우정, 꿈과 희망을 나누며 울고 웃는 책 속 주인공들의 모습은, 지금보다 더 섬세하고 낭만적이다. 그리고 그러한 모습은 지금의 청소년들은 물론 그 시절을 거쳐온 어른들까지 향수에 젖게 한다.

부모 세대의 그릇된 기대와 사회적 제약 속에서 끊임없이 일탈을 꿈꾸는 아이들. 그들은 영어 문장이나 수학 공식과 씨름하는 동안 저 학교 바깥에서 펼쳐지고 있을 전혀 다른 세상을 동경하고, 불투명한 미래에 불안감을 느끼며, 지금 자신들이 삶에서 가장 소중한 시간의 마지막을 보내고 있다는 안타까움으로 눈물짓는다. 아픔과 고통을 겪으며 하루 하루 어른이 될 준비를 해나가는 아이들.

우리 시대 대표작가, 최인호는 특유의 입담과 필치로 우리 생에 가장 찬란했던 ‘그때’의 추억을 그려보인다. 청소년들에게는 깊은 공감을, 그 시절을 지나온 어른들에게는 오래된 앨범과 일기장을 들여다보는 추억의 시간을 갖게 할 것이다.


Part 1. 여섯 악동들
젊은 사자들
아주 멋진 날
첫사랑
겨울바다에서, 울다

Part 2. 머저리 클럽 Vs 샛별 클럽
새로운 시간, 새로운 만남
싱싱한 여름
이문수 군의 속사정
가을의 노래
작은 슬픔
메리 크리스마스
겨울 이야기

Part 3. 내 키가 자라려고 아팠던 거야
눈부신 태양 아래서의 한때
오영구의 연애 대작전
산사에서 쓴 편지
행방불명 소동

Part 4. 우리들의 시대
재미있는 사건
낙엽 한 장
우리 모두의 생일 파티
일기
다시 시작되는 우리들의 시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