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책을 읽을 때가 가장 좋다. 한 권의 책은 그대로 한 권의 세상이라고 생각한다. 표지를 넘기면 거기에는 지금까지 보지 못한 새로운 세상이 펼쳐져 있다.
따라서 나에게 수많은 책이 꽂혀 있는 도서관은 새로운 세상으로 들어가는 수많은 문이 있는 곳이다.
읽고 싶은 책은 수없이 많다. 더구나 내가 책 한 권을 읽는 사이에도 세상의 수많은 사람들이 우리를 위해 새로운 책을 쓰고 있다. 비 오는 날에만 책을 읽는다면 도저히 다 읽을 수가 없다.
- 「시작하면서」, 7-8쪽
주인공 시오리는 초등학교 5학년 여학생이다. 비 오는 날뿐만 아니라 맑은 날에도 책을 읽어야 한다고 생각할 만큼 책을 좋아한다. 책 속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책의 묵직한 느낌이나 종이 냄새까지 좋아한다. 책을 제대로 좋아한다고 할 수 있다.
시오리는 엄마와 함께 산다. 엄마는 10년 전 아빠와 이혼한 뒤로, 조그만 출판사에서 일하며 홀몸으로 시오리를 키운다. 시오리 아빠는 소설가였던 것으로 짐작한다. 엄마가 아빠 이야기를 꺼리기 때문에 정확히는 모른다. 이혼은 했지만 소설가 아빠에 출판사에서 일하는 엄마를 둔 시오리는 책을 좋아할 만한 환경에서 태어난 셈이다. 실제로 시오리는 시간이 날 때마다 도서관에 간다. 도서관에는 사서로 일하는 미야코 언니가 있다. 미야코 언니는 이모의 딸, 그러니까 시오리의 이종사촌 언니이다. 시오리가 무지무지 좋아하는 언니로, 얼굴도 예쁘고 마음씨도 곱다. 한편으로 시오리의 책 선생님이기도 하다. 이들 시오리와 미야코를 중심으로 도서관에서 일어나는 다섯 편의 연작 동화가 시오리의 시각으로 전개된다.
- 「내 책」 : 시오리는 도서관에서 미아가 된 아이의 보호자를 찾아 준다. 보호자는 뜻밖에도 할머니이다. 아이의 엄마는 동화 작가이다. 이제 이름 정도의 글자만 아는 딸을 위해 책 제목에 딸아이 이름이 들어가게 하였다. 과로로 쓰러져 병원에 누워있는데 그것을 모르고 아이가 도서관에서 엄마를 찾은 것이다. 손주를 위해 아이 엄마의 입원 사실을 숨긴 할머니는 아이에게 엄마의 입원 사실을 정직하게 알려주기로 한다.
- 「기나긴 여행」 : 외할아버지가 중학생 때 빌린 책을 손자가 60년 만에 반납한다는 이야기이다. 외할아버지는 그때 여학생의 호감을 사기 위해 책을 빌렸다가 반납할 때를 놓쳤다. 손자는 외할아버지의 책을 반납한 것을 계기로 외할아버지가 살던 시대가 궁금하여 처음으로 책을 빌린다.
- 「젖은 책의 수수께끼」 : 반납함에 있는 책이 젖어 있다. 확인해 보니 여자친구가 강물에 빠뜨린 책을 폭주족이 그런 것처럼 꾸민 아이의 짓이다. 아이는 부모님과 함께 사과하고 새로 책을 구해 주겠다고 약속한다.
- 「사라진 책을 찾아라」 : 도서관에서 책을 훔쳐가는 아이가 스스로 되돌려주도록 포스터를 활용한다. 그 아이는 그림책을 본다고 놀림을 받아 우발적으로 그림책을 들고 나왔다가 일이 커지게 되었다. 책 도둑을 잡으려는 시오리에게 미야코 언니가 말한다. “책 도둑을 잡아 주려는 마음은 고맙지만 그 때문에 도서관을 이용하는 사람들을 의심하거나 감시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어.”
- 「끝은 시작」 : 엄마랑 이혼한 아빠가 시오리가 다니는 도서관에 작가 강연을 하러 온다. 아빠를 처음 본 시오리는 아빠가 쓴 소설을 읽고 싶어진다. 엄마는 기왕에 읽기로 했으니 도서관에서 빌려 보라고 말한다.
초등학교 5학년인 시오리는 세상에서 책을 가장 좋아합니다. 책 속의 이야기는 물론이고 책의 묵직한 느낌이나 종이 냄새까지 좋아하지요. 심지어 컴퓨터 게임보다도 책을 더 좋아하고, 읽고 싶은 책이 수없이 많아 비 오는 날에만 도서관에 가면 도저히 다 읽을 수가 없어 ‘맑은 날에도 도서관에 가자!’고 외치는 특이한 아이입니다.
그러기에 시오리는 시간이 날 때마다 언제나 도서관에 갑니다. 아빠 없이 일하는 엄마를 대신해서 이모가 도서관 사서로 일하고 있어 시오리에게 도서관은 더욱 편한 존재입니다. 시오리는 도서관에서 미아가 된 아이의 보호자를 찾아 주고, 60년이나 책을 늦게 반납하게 된 친구를 도와주고, 물에 흠뻑 젖어 돌아온 책의 수수께끼를 풀고, 행방불명된 책들을 찾기도 한다. 또한 도서관 강연회에서 어릴 적 헤어진 아빠를 만나기도 합니다.
이렇듯 시오리에게 도서관은 즐거운 놀이터이자 사랑과 우정 등 인생의 의미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소중한 공간입니다. 아마 이 책을 읽은 독자라면 도서관이 단순히 책을 읽거나 책을 빌리는 곳이 아니라 사람과 책이 만나는 곳,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곳, 사람과 세계가 만나는 곳이라는 사실을 알게 될 것입니다.
시작하면서
첫 번째 이야기 - 내 책
두 번째 이야기 - 기나긴 여행
세 번째 이야기 - 젖은 책의 수수께끼
네 번째 이야기 - 사라진 책을 찾아라
다섯 번째 이야기 - 끝은 시작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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