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가의 다른 작품제비뽑기힐 하우스의 유령# 읽고 나서.<제비뽑기>의 그 셜리 잭슨의 장편소설. 장편소설 치고는 짧았지만 역시 임팩트 있는 소설이었다. 표지와 그 속지의 이미지들에서부터 충분히 예감할 수 있었다. 18살이 되는 메리 케서린 블랙 우드가 평범해 보이지만 평범하지 않은 일상을 이야기하는데,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던 건지, 일어나고 있는 건지 긴장감을 조성하며 진행된다.메리 케서린, 메리켓이라고 불리는 18세 소녀는 온 가족이 독살당하고 한때 용의자로 지목되었던 언니와, 독살 시도에서 간신히 살아남았지만 몸과 마음을 다친 삼촌과 함께 커다란 저택에 살고 있다. 밖으로 나가지 않는 가족을 위해 일주일에 한번 장을 보러 가는 메리켓은 매번 동네 사람들의 광기 어린 증오와 조롱을 마주하고, 그럴 때마다 마음속으로 그들을 저주한다. 조금씩 마음을 열고 싶어 하는 언니에게 어느 날 사촌 찰스가 찾아오고, 빈털터리 찰스는 집안의 돈을 노리며 그들의 생활을 침범하게 되고 메리켓의 분노를 산다. 그를 쫓아내고 싶어 심한 장난을 친 메리켓은 저택에 큰불을 내기에 이르고 그 사건으로 삼촌마저 돌아가신다. 이제 그녀들은 마을 사람들의 증오와 조롱의 대상을 넘어서 공포의 대상이 된다.18세 소녀의 이야기인데 어리광 부리는 어린아이가 쓴 듯해서 다시 확인해야 했다. 동네 사람들의 광기 어린 증오도 도가 많이 지나친데, 그들을 증오하는 메리켓의 저주도 만만치 않다. 어린아이처럼 마법의 주문을 읊는 소녀의 상상치고는 지나치게 많이 일그러진 상상력인데다가, 마치 어린아이가 이야기하는 것 같은 말투로 하는 이야기의 그 내용이 잔인해서 더 소름이 돋는다. 열심히 집안일, 삼촌 시중을 들으며 불평 없이 메리켓에게 모든 걸 바치는 언니 콘스탄스도 이상하다. 독초에 대한 지식과 가족의 독살 용의자였던 그녀는 한때 그렇게 의심받았던 것과 너무나 대조적으로 차분하고 상냥하다. 이런 대조되는 모습이 대체 범인이 누구였고 무슨 일이 일어나려는 건 아닌가 하고 초조감을 불러일으킨다.거기다가 밑도 끝도 없는 마을사람들의 분노는 어디서 온 것인지, 어린 소녀들과 노인을 불쌍하게 여기기는 커녕 괴물 보듯이 하는 그 분노. 집에 불이 나니 모두 달려와 차라리 구해주지 말고 타 죽게 놔두라는 광기 어린 분노는 상황을 더 으스스하게 만들었다.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가 없었다. 나중에는 약간 동정이 가기도 했는데, 두려움의 대상이 되어버린 것이 오히려 잘된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이런 식으로 작은 마을의 소문은 전설이 되어버릴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뒤에 보니 작가 이력도 굉장히 특이하다. 한때 마녀가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었다고. 이런 범상치 않은 상상력과 구조로 그런 이야기가 나올만하지 않나 하는 생각. <우리는 언제나 성에 살았다.> 가 그녀의 유작이라고 해서 더 으스스했다. 검색해보니 영화로도 나온 모양이다. 그 긴장감을 얼마나 잘 살렸을지 궁금하다.짧은 데다가 그리 큰 비밀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는데 이런 긴장감을 줄 수 있다니 대단하다. 재미있게 읽었고 다른 작품도 읽어볼 생각이다.
살무사의 피를 찍어 빗자루로 쓴
20세기 영문학의 ‘마녀’ 셜리 잭슨의 고딕 미스터리
육 년 전 사건 이후 마을에서 고립된 블랙우드 집안. 휘황찬란한 그들의 집에는 미친 남자와 세상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자매만이 남아 살아가고 있다. 아름다운 언니 콘스턴스와 조용히 사는 것에 만족하던 동생 메리캣은 어느 날 집에 낯선 남자가 찾아오자 위기감을 느낀다.
전 세계 미스터리 거장들의 주옥같은 명작을 담은 엘릭시르 ‘미스터리 책장’이 열한 번째 책을 선보인다. 우리는 언제나 성에 살았다 는 고딕 호러의 대가인 셜리 잭슨이 생전 마지막으로 남긴 작품이다. 연약한 자매를 중심으로 평범한 마을 사람들 속에 숨겨져 있는 악의와 광기를 잭슨 특유의 가시 돋친 시선으로 신랄하게 파헤친다. 독자들은 작품 속 갈등이 최고조에 이른 순간 ‘악은 평범한 모습을 띠고 있다’는 진리를 온몸으로 깨달으며 전율하게 된다.
작가 정보 | 셜리 잭슨
해설 | 박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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